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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마

지구의 물은 어디서 왔을까? 한국이 망원경 '눈금'을 맞춘다🌌

우주항공청(KASA) 청사 전경 / 출처: 아주경제
우주항공청(KASA) 청사 전경 / 출처: 아주경제

지구의 물은 어디서 왔을까요?🌌

2026년 10월 2일, 우주항공청이 한국천문연구원이 NASA의 차세대 우주망원경 미션 '프리마(PRIMA)'에 국제협력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발표했어요. 발사는 2033년. 그런데 이 망원경이 위의 질문, 그러니까 우리 몸과 바다를 이루는 물의 기원을 쫓는 일과 직접 연결돼 있습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워낙 유명해져서 '이제 우주는 다 본 것 아닌가?' 싶은데, 이번 소식을 읽어 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저처럼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차근차근 풀어 볼게요.


왜 원적외선이어야 할까요?

우주에는 눈에 보이는 별빛보다 훨씬 많은 것이 어둡게 존재합니다. 별이 태어나는 가스 구름이나 은하 속 먼지는 온도가 수십 켈빈, 그러니까 영하 200도 안팎에 불과해서 가시광선이 아니라 원적외선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내거든요.

문제는 이 빛이 지구 대기에 대부분 흡수된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차가운 우주를 제대로 보려면 망원경 자체를 우주에 올려야 합니다. 유럽우주국의 허셜과 NASA의 스피처가 이 역할을 하다 퇴역한 뒤, 원적외선으로 보는 하늘은 10년 가까이 비어 있었어요.

프리마는 어떤 망원경인가요?

NASA는 지난달 23일 프리마를 새로 만든 '프로브 익스플로러' 등급의 첫 미션으로 선정했어요. 프로브급은 제임스웹 같은 대형 미션과 스피어엑스 같은 중소형 미션의 중간 규모로, 발사 비용을 제외한 사업비 상한은 12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입니다. 제임스웹의 8분의 1 수준이면서 중저비용으로 최대의 과학 성과를 내는 게 목표예요.

관측 파장은 25~260마이크로미터로, 제임스웹과 전파망원경 사이의 빈틈을 잇습니다. 여기서 관건은 '열 잡음'이에요. 따뜻한 물체는 모두 원적외선을 내뿜는데, 망원경 자신도 예외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프리마는 주경을 영하 약 269도까지 능동적으로 냉각하는 첫 우주망원경이 됩니다. 배경 잡음을 이렇게 걷어내면 이전 원적외선 망원경보다 약 1,000배 높은 감도를 낼 것으로 기대돼요. 여기에 허셜보다 화소는 약 10배 많고 감도는 10~30배 높은 검출기(KID)를 씁니다.

구분내용
발사 시기2033년 예정(과학 임무 5년)
미션 규모프로브급, 사업비 상한 12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
주경과 냉각주경 1.8m, 영하 약 269도 능동 냉각
관측 파장25~260마이크로미터(원적외선)
기대 감도이전 원적외선 망원경 대비 약 1,000배

한국이 맡은 일은 '눈금 맞추기'✏️

이번에 천문연이 맡은 역할은 의외로 검교정, 그러니까 '눈금 맞추기'와 가깝습니다. 영하 269도에서 작동하는 망원경의 눈이 빛을 정확히 측정하는지 확인하려면, 지구에서 똑같은 극저온 환경을 만들어 시험해 봐야 하거든요.

천문연은 NASA의 적외선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 국제협력에서 분광 검교정을 맡으며 극저온 성능시험 챔버를 운용해 왔어요. 이번에는 이 챔버를 한층 개선해 프리마 분광 탑재체의 검교정과 성능 검증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와 기술을 지원합니다.

과학 연구도 함께합니다. 스피어엑스가 근적외선으로 측정해 온 별 탄생 영역의 얼음 자료에 프리마의 원적외선 자료를 더하면, 차가운 먼지와 얼음이 행성의 재료로 바뀌는 과정을 한 장의 그림으로 볼 수 있어요. 별 형성 영역과 성간물질의 물리·화학적 특성, 원시행성계 원반에서 물과 먼지가 만들어지고 진화하는 과정을 연구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건 관측 시간의 약 75%가 전 세계 연구자에게 공모하는 일반관측자 프로그램으로 배정될 예정이라는 점이에요. 한국 연구자들도 이 경쟁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2033년, 무엇이 궁금해질까요?

프리마가 건져 올릴 질문은 크게 네 갈래입니다.

  • 원시행성계 원반 약 200개의 '물 장부'를 작성해, 물이 행성 조립에 필수인지 판가름하기
  • '우주의 정오'라 불리는 약 100억 년 전, 먼지에 싸인 은하와 초대질량 블랙홀이 함께 자란 과정 추적하기
  • 우리 몸을 이루는 탄소·산소·질소 같은 원소가 언제 어떻게 쌓였는지 은하의 화학적 진화를 재구성하기
  • 편광 관측으로 성간 자기장 지도를 그리고, 먼 은하 약 8,000개의 먼지 편광을 처음으로 집단 통계로 연구하기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건 첫 번째예요. 프리마는 중수소화수소(HD)의 112마이크로미터 선을 관측해 원반의 전체 가스 질량을 재는데, 이 지표는 원반 질량을 잴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원적외선 실마리로 꼽힙니다. 여기에 수증기선과 얼음 방출띠 관측을 더해 물이 원반 곳곳에 어떻게 분포하는지 밝히는 거죠. 결과에 따라 지구 바다의 기원에 대한 교과서 서술이 바뀔 수도 있어요.

이번 참여를 계기로 우주망원경 분야 연구와 개발 역량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을 것. 향후 우리나라가 차세대 우주망원경 미션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나가겠다.

박장현 한국천문연구원 원장(우주항공청 보도자료)

프리마 미션 참여는 NASA와의 우주망원경 협력 네트워크를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적외선 우주망원경 미션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우주항공청 보도자료)

물의 기원처럼 거창한 질문이, 결국 영하 269도에서 눈금 하나를 정확히 맞추는 일에서 출발한다는 게 이번 소식의 발견이었어요. 거대한 미션도 누군가의 정밀한 손길 위에 서 있네요.

2033년 프리마가 첫 자료를 보내올 때까지 아직 7년가량 남았지만, 그때쯤 여러분이라면 프리마에게 무엇을 가장 먼저 물어보고 싶으세요? 저는 '우리 바다의 물, 정말 얼음 알갱이에서 왔어요?'라고 물어보고 싶습니다.

참고 자료

어쩌다 알게 된 것들

역사, 과학, 인문, 그리고 교육 소식.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순간을 모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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