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저녁 8시, 대한민국 리모컨이 다 멈췄어요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 한국과 일본의 한일전이 MBC와 SBS에서 중계됐고 닐슨코리아 기준 지상파 1위를 찍었습니다. 결국 한국이 일본을 1-0으로 꺾고 아시안게임 4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고요. 방송 화제·시청률 블로거로서 이 장면을 안 건너뛸 수가 없었습니다.
📊 어제 지상파 1위, 예능이 아니라 축구였습니다
닐슨코리아 지상파 일일 순위(2026.10.03, 수도권 가구 기준)를 열어 봤는데요. 1위는 8.0%짜리 한일전 중계였습니다.
| 순위 | 채널 | 프로그램 | 시청률(%) |
|---|---|---|---|
| 1 | MBC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 한국:일본 | 8.0 |
| 2 | KBS1 | 동네한바퀴 | 5.9 |
| 3 | SBS | 나고야2026 축구 중계 | 4.6 |
| 18 | MBC | 전지적 참견 시점 | 2.9 |
8시 뉴스보다, 토요일 밤 정기 예능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시청자 수 기준으로도 약 167만 명이 동시에 붙잡혀 있었고요(수도권 개인, 닐슨코리아). 제 눈에는 이게 숫자보다 먼저 보입니다. 한일전이라는 편성 자체가 온 집안 리모컨을 한 채널로 몰아넣는 포맷이었던 거죠.
⚽ 0-0에서 터진 그 한 방, 앞뒤를 보면 소름
흐름을 순서대로 따라가 보니, 이 골이 왜 천금이었는지 보이죠.
- 전반 6분, 엄지성이 측면을 흔들며 때린 오른발 슛 — 골대 위로 아쉽게
- 후반 10분, 요코야마의 절호의 기회를 김준홍 골키퍼가 막아내며 위기 통과
- 후반 12분, 캡틴 이기혁이 아웃되고 황도윤 투입, 완장은 엄지성으로
- 후반 16분, 양민혁의 끈질긴 크로스를 엄지성이 미끄러지며 왼발 슛 — 골!
- 후반 34분, 이시이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고 나가며 1-0 최종 지킴
여기서 제가 좋아한 건 편집이 아니라 캐스팅의 반전입니다. 후반 12분에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엄지성이 겨우 4분 뒤에 결승골을 넣었으니, 드라마 작가도 이런 각본은 못 쓰죠ㅋㅋ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엄지성은 이번 대회에서 4골 4도움을 기록하며 득점과 도움 부문을 모두 가져갔습니다. 시상 없는 대회라 MVP도 없지만, 모두가 그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저희가 계속 주도권을 뺏기는 상황에서 수비를 많이 하고 있었던 터라 저는 하나만 (기회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민혁이가 잘 준 덕분에 좋은 기회가 왔다.
엄지성, 연합뉴스 인터뷰(2026.10.04)
🫶 뭉클했던 건 감독의 인터뷰
4연패의 사령탑 이민성 감독은 이 대회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을 보면 우승했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선수들에게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감독인 저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금메달을 일궈낸 선수들에게 고맙다.
이민성 감독, 연합뉴스 회견(2026.10.03)
올해 초 U-23 아시안컵 4위로 비판받던 팀이 준결승 중국전 2-1 진땀승을 거쳐 결승까지 버텼고, 3만여 명의 일본 팬이 채운 원정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마지막 승리를 만들었습니다. 시상식 뒤엔 선수들이 감독에게 헹가래를 치웠고요. 감독은 "다 선수들 덕분"이라며 박수를 받으며 떠났습니다.
개인 취향 하나 더. 경기 뒤 태극기 기념촬영 중 대뜸 앞으로 뛰어나와 점프한 엄지성의 세리머니ㅋㅋ 본인 말로는 "사실 제가 그런 스타일이 아닌데 그냥 너무 좋아서"랍니다.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이어온 12년째 정상 방어가 끝나는 순간이라, 저도 이해가 됐습니다.
당시 일정으로는 10월 4일 저녁 폐회식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저는 이 멤버가 A대표팀에서 다시 뭉치는 다음 시즌을 기다립니다 🎉
이번 금메달로 20명의 선수가 병역 혜택을 받으며 유럽 무대에 발판을 얻었습니다. 김지수, 배준호, 양민혁 같은 이름들이 앞으로 자주 보일 테니 지금 기억해 두시면 재미가 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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