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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공연예술제

아비뇽 80회를 지나 서울로, 한강의 〈새〉를 이자벨 위페르와 이혜영의 두 목소리로 🎭

출처: 2026 SPAF

두 목소리로 한강의 문장을 낭독한다는 무대, 1년을 기다려도 아깝지 않겠다 싶었어요 🎭

10월 4일에, 10월 8일 목요일 개막을 앞두고 제26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소식을 기록해 봅니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예술의 다중우주(Multiverse of Art)'예요.

이번 축제 20편 가운데 제가 가장 먼저 눈길을 준 자리는 단연 낭독극 〈새(Oiseau)〉였습니다. 이자벨 위페르와 이혜영,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이렇게 만난 무대는 다시 없을 것 같거든요.


아비뇽의 돌무대가 서강대 메리홀로 온다

〈새〉는 지난 7월 15일, 80회를 맞은 아비뇽 페스티벌의 교황청 명예의 뜰에서 세계 초연됐어요. 제작은 아비뇽 페스티벌이 맡고 SPAF가 협력했는데, 올해 아비뇽이 한국어를 '초대언어'로 선정한 흐름이 그대로 서울 무대로 이어지는 셈이에요. ✨

연출은 지난 3월 국립 라 콜린 극장장으로 임명된 줄리 델리케입니다.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경하'를, 이혜영이 '인선'을 낭독자로 맡아 프랑스어와 한국어, 같은 텍스트를 두 언어로 통과시키는 구조예요. 아비뇽은 이 작품을 두 언어, 두 존재, 하나의 텍스트로 소개했지요.

무대 위에는 거대한 장면 대신 보면대와 펼쳐진 원고, 그리고 문장을 발음하는 두 배우만 남는답니다. 사진을 보면 돌벽 아치 앞에 흰옷을 입은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데, 이 단순한 구도가 오히려 마음에 박히더라고요.

출처: 2026 SPAF

낭독극인데, 왜 이렇게 궁금할까

원작은 『작별하지 않는다』 제1장 〈새〉예요. 어느 겨울 아침 경하는 제주의 친구 인선에게서 메시지를 받고, 홀로 남겨진 작은 흰 잉꼬를 돌보러 폭설 속 제주로 향합니다. 그 여정이 곧 인선 가족의 기억, 그리고 제주4·3과 마주하는 길이 되지요.

이 무대의 선택은 사건의 사실적 재현이 아니라 '읽는 행위'예요. 관객은 배우가 만든 사건을 보는 대신, 두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한강의 문장과 직접 마주하게 됩니다. 한국어·프랑스어·영어 자막이 함께 운영되니 어떤 언어로 오는 문장이든 놓치지 않을 수 있어요.

9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혜영은 "외국 관객에게는 한국어가 낯선 언어였지만 한국 관객 앞에서의 공연은 분명 다를 것"이라며 "한국 관객들이 공연을 어떻게 보실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공연은 소설의 1부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제주 4·3의 역사적 장면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보다 두 친구의 우정과 연약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힘든 여정을 떠나는 인간의 모습이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느꼈다.

이혜영, SPAF 기자간담회(경향신문, 2026.9.15.)
출처: 아비뇽 달군 한강 ‘새’, 서울 온다…국내외 공연 20편 SPAF 무대에 - 경향신문

낭독자의 입에서 나오는 문장이 제주를 향해 길을 묻는 구조라면, 서울 관객 앞에서 같은 문장이 어떤 결로 울릴지가 이번 공연의 가장 큰 질문인 셈이에요. 90분의 러닝타임도 부담 없는 길이라 처음 오시는 분께도 괜찮은 선택이에요.

18일의 다중우주, 같이 묶어 볼 만한 것들

이번 SPAF는 10월 8일부터 25일까지 18일간 국립극장,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대학로극장 쿼드, 서강대 메리홀, NC문화재단 스테이지 블랙에서 해외 초청작 7편과 국내 신작을 포함해 총 20편을 선보여요.

제 눈에 걸린 것은 〈새〉와 같은 아비뇽 혈통인 두 작품이에요. 아비뇽 페스티벌 예술감독 티아고 호드리게즈의 〈사이의 거리〉는 2077년, 지구에 남은 아버지와 화산으로 떠난 딸의 거리를 그리고, 말리초 바카 발렌수엘라의 〈기억의 저편〉은 개인과 도시의 기억을 디지털 지도로 잇는 작품이랍니다.

왼쪽 〈사이의 거리〉, 오른쪽 〈기억의 저편〉 / 출처: worldarttimes.com왼쪽 〈사이의 거리〉, 오른쪽 〈기억의 저편〉 / 출처: worldarttimes.com
왼쪽 〈사이의 거리〉, 오른쪽 〈기억의 저편〉 / 출처: worldarttimes.com

국내 신작 중에서는 3년에 걸쳐 개발된 박본 연출의 오페라극 〈세 번째 전쟁〉이 눈에 들어와요. 2024년 창작자 선정부터 시작해 2025년 과정공유, 올해 5월 광주 ACC 초연을 거쳐 SPAF 무대로 돌아오는 작품이에요. 소프라노 임선혜는 "성악가와 배우가 대등하게 호흡하는 독창적인 무대"를 예고했지요. 10월 16·1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입니다.

공연과 영상의 경계가 궁금한 날에는 베니스 영화제 몰입 부문에 초청됐던 〈블러: 경계가 흐려질 때〉를 쿼드에서, 한 작품 안에서 완전히 다른 감각을 두 번 겪고 싶은 날에는 18일 오후 쿼드의 〈그녀의 2차원적 삶〉을 곁들이면 좋겠어요. 🖼️

회차·예매·운영 조건, 이것만은 확인하세요

구분〈새〉 공식 안내
회차10.10(토) 19:30 / 10.11(일) 17:00, 단 2회
장소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러닝타임90분
티켓균일석 70,000원
관람연령만 16세(고등학생) 이상
언어·자막한국어·프랑스어 / 한·영·프 자막

예매는 NOL에서 진행돼요. 〈새〉는 얼리버드 대상이 아니라 9월 2차 오픈 작품이라 할인 권종이 따로 운영되지 않는 점, 그리고 10월 1일 추가 티켓 오픈 소식이 공식 채널에 올라온 만큼 잔여석이 얇아질 수 있는 작품이에요. 🎟️

SPAF 전체 기준으로는 3인 이상 동반 예매 시 35% 깎이는 SPAFriends 권종 같은 예매처 공통 할인이 있으니, 같이 갈 친구를 미리 부르는 편이 이득이에요. 전체 축제는 10.8~10.25, 관람연령과 취소 규정은 작품별로 다르니 예매 전 꼭 한 번씩 확인해 주세요.

SPAF 낭독극 〈새〉 NOL 예매nol.yanolja.com ↗

저라면 10월 11일 일요일 17시 회차로 갈 것 같아요.

늦은 오후에 여유 있게 이동해 90분의 낭독을 듣고 나면 신촌의 저녁까지 온전히 남거든요. 가기 전에 『작별하지 않는다』 첫 장을 다시 한번 펴 보는 것, 그리고 개막 주간의 아르코·국립극장 프로그램과 한 주말 동선으로 묶어 보는 것까지가 이번 주 나의 계획이에요. 🎭

예린의 공연·전시 노트

참고 자료

전시 보고 공연 보고

포스터 한 장에 주말 계획이 바뀌는 사람. 전시, 공연, 뮤지컬, 페스티벌 일정과 예매 조건을 묶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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