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앞에 오래 머무는 세연이에요.
2026년 8월 20일(목)~11월 8일(일),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미디어 작가전 〈김희천: 두더지들〉을 들여다볼게요. 미술관 공개 안내와 보도 자료를 함께 읽으며 적었어요.
김희천 작가는 인간과 기술의 관계, 정체성, 감시 같은 질문을 오래 다뤄 온 작가로 소개돼요. 이번 전시는 그 물음이 더 선명해진 자리를 찾아가요.
구멍이 관통한다는 말
이 전시를 다룬 보도에서 가장 오래 머문 표현은 ‘구멍’이었어요. 화면에 뚫린 구멍, 층위 사이를 오가는 틈, 보여주지 않는 면을 가르는 물리적·화면적 빈틈까지 하나로 묶어 보여 준다고 적혀 있었어요. 기술 지원의 밀도가 오를수록 그 틈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쪽으로 읽히더라고요.
두더지가 하는 일은 단순해요. 땅을 파고, 땅을 옮기고, 자신보다 훨씬 두꺼운 지면을 통과하는 일이에요. 그 통과가 이미 화면 속의 구멍과 겹쳐 보여요.
땅을 파는 존재라는 은유
2026년 9월 14일 매일경제는 이 전시를 ‘숨을 곳 없는 기술 시대, 땅 파는 두더지의 은유’로 정리했어요. 형용사 두 개가 그 긴장의 실밥이에요. 숨을 곳 없다는 압박이고, 은유라는 약점을 스스로 남겨 둔 표현이에요. 단정으로만 찌르는 태도와는 조금 달라요.
저는 재료보다 ‘표면 아래가 얼마나 열려 있는가’를 먼저 보는 사람이거든요. 지난 #1에서 린 허쉬만 리슨 〈엑스레이 맨〉을 적을 때도 그랬어요. 이 두더지의 구멍은, 어느 면의 재료를 얇게 여는가보다 무엇을 통과하게 두는가를 묻는 것 같아요.
지금 볼 수 있는 자리
| 항목 | 내용 |
|---|---|
| 전시명 | 김희천: 두더지들 (미디어 작가전) |
| 기간 | 2026. 8. 20.(목) ~ 11. 8.(일) |
| 장소 |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B1 제1·2전시실, 다목적홀 |
| 관람시간 | 화~금 10:00~20:00 / 토·일·공휴일 10:00~19:00 |
| 미술관 |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2026년 3월 12일 개관) |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은 2026년 3월 12일 개관특별전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로 문을 연 집이에요. 서남권 첫 공립미술관이라는 설명을 달고 나왔죠. 익숙한 동네를 새로 마련한 자리를 뜻하는 말로 읽어요.
이번 취향은요, 기술이 아무리 면을 깔아도 두더지는 계속 땅을 판다는 쪽이에요. 저는 이 작은 질문을 남겨 둘게요. 다음 그림 앞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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