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아래는 드레스도, 바지도 없었어요.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가 2027년 봄 컬렉션의 아래를 스커트 한 가지로 지었습니다.
9월 22일 밀라노 패션위크 무대. 스커트를 옷이 아니라 '재료'처럼 다루며 봄의 정체를 다시 묻는 쇼였습니다.
올 시즌 프라다는 무대에 오는 모든 룩을 스커트로 통일했습니다. 무릎 길이와 미니, A라인과 플리츠, 심플한 것과 자수 놓인 것까지 종류는 다양했지만 허리 아래는 전부 스커트였어요.
왜 하필 스커트였는지는 20년 전 인터뷰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06년 방송 진행자 잉그리드 시시와의 대화에서 미우치아 프라다는 스커트에 대해 이렇게 말했어요.
스커트는 저에게 티셔츠 같은 것. 유니폼처럼 입히기도 하지만, 스웨터나 셔츠로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무한히 변할 수 있죠. 괴상하게도 입힐 수 있지만 허리 아래라서 사람 자체를 크게 바꾸지는 않으니까요.
미우치아 프라다, 2006년 찰리 로즈 인터뷰(VOGUE 리뷰 중 인용)
2000년대 초반에는 1998~2004년 프라다 스커트만 모은 '웨이스트 다운(Waist Down)' 전시를 상하이에서 열어 세계를 돌기도 했습니다. 스커트는 프라다에게 오래된 질문이었다는 뜻이에요. 이번 쇼는 그 질문을 20년 만에 다시 던진 장이었어요.
이번 시즌의 백미는 소재 놀이입니다. 가죽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코팅 코튼, 신소재 라텍스 스커트는 걸음마다 실루엣을 갈아입혔어요. 가죽이 아닌 '가죽'이라는 역설이 참 프라다다운 지점입니다.
보도 사진에서 눈여겨본 건 큰 벨크로 밴드로 고정한 랩 스커트예요. 그 벨크로에 크리스탈이 수놓여 있다고 합니다. 실용 부품을 장식으로 올린 디테일이 이 브랜드의 은근한 묘미예요.
리본과 활 모양 장식으로 가장자리를 다듬은 스커트, 크리놀린에 넣어 박물관처럼 '보존'하는 듯한 스커트도 있었습니다. 붓질과 빙글빙글 도는 색선으로 추상화를 옮겨 그린 프린트도 눈길을 붙잡았어요.
| 보이는 인상 | 실제 소재·구성 | 읽는 포인트 |
|---|---|---|
| 가죽 스커트 | 코팅 코튼 | 가죽의 광택에 코튼의 가벼움 |
| 미래적 광택 | 테크 라텍스 | 걸음마다 드러나는 반투명 레이어 |
| 광 나는 블랙 오버스커트 | 나일론 | 그 아래 발랄한 플로럴·플레이드 레이어 |
광 나는 블랙 나일론 오버스커트 아래로 순수한 꽃무늬와 체크가 엿보였는데, 1996년의 '어글리 시크' 쇼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아카이브를 오버레이처럼 겹쳐 읽게 만드는 연출이죠.
그 2006년 인터뷰 영상으로 자꾸 돌아가게 돼요. 스커트 위에 어떻게 아이디어를 얹을지, 끝없이 생각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라프 시몬스, VOGUE 인터뷰
스커트 위에 올라탄 것은 하나같이 작은 브라들이었습니다. 톱을 대신하는 브라가 많아서 지금 시점의 스타일링이라는 느낌이 확실했어요. 한 관객은 1995년 미우 미우 쇼가 브라레트와 스커트로 이뤄졌던 걸 떠올렸다고 합니다.
물론 스웨터와 셔츠도 함께했습니다. 무대에 나온 미우치아 프라다는 골지 크루넥에 스캘럽 골지 실크 슬립을 입었어요. 화려한 연출 없이도 룩이 서는 이유가 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프라다 쇼가 스커트뿐이라고요? 너무 멋져.
쇼 직후 문자 반응, VOGUE 니콜 펠프스 리뷰
저라면 벨크로 크리스탈 스커트에 골지 크루넥을 얹겠어요. 유니폼처럼 입되 디테일만은 프라다인 조합이에요.
출처 : Design Scene · MUSE Magazine · Prada Stories
댓글 0
댓글을 불러오는 중…